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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WCAG를 지켜도 불편한 이유: 접근성 리디자인의 진짜 출발점

by daldal-m 2025. 3.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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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근성 지침은 다 지켰는데 왜 사용자 불만이 나올까?”

나는 디자이너로서 이 질문 앞에서 몇 번이나 멈춰 섰다. 실제로 내가 맡았던 한 웹사이트 리뉴얼 프로젝트에서, 모든 접근성 항목을 체크하고도 사용성 테스트에서는 "어디에서 무엇을 눌러야 할지 모르겠다"는 피드백이 나왔다. 기술적으로는 완벽했지만, 사용자는 여전히 당황했고 혼란스러워했다. 그때 나는 처음으로 '접근성의 완성은 표준을 넘는 감각의 영역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접근성 디자인에서 가장 자주 언급되는 기준 중 하나는 WCAG(Web Content Accessibility Guidelines)다.

명확한 기준은 분명 필요하다. 하지만 때로는 표준이 오히려 '장벽'이 되는 순간도 있다.

우리는 너무 자주 '체크리스트'를 채우는 데 집중하고, 그 안에서 진짜 사람을 놓친다.

이 글은 접근성 표준이라는 기술적 최소 요건을 넘어 진정으로 사용자 중심적인 '리디자인'의 관점에서 접근성을 다시 바라보려는 시도다.

1. 접근성 표준의 역할과 한계

WCAG는 웹 접근성을 위한 국제적인 가이드라인이다. 글자 크기, 대비, 키보드 내비게이션 가능 여부 등 다양한 항목을 세세하게 규정한다. 그 목적은 명확하다 — 시각, 청각, 신체, 인지적 장애를 가진 사용자도 웹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하자는 것.

하지만 실제 사용자 경험은 이보다 훨씬 복잡하다. 어떤 웹사이트는 WCAG를 충실히 따르고 있지만 여전히 '어렵다'. 표준은 기술적 접근 가능성을 말할 뿐, 그 디자인이 '친절한지', '이해하기 쉬운지', '기분 좋게 다가오는지'는 말하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묻는다. "접근 가능한가?"가 아니라, "정말 환영받는 경험인가?" 예컨대, 버튼 크기가 커지고 대비가 높아졌다고 해서 사용자가 '내가 이 웹사이트의 일부다'라는 감각을 느끼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어떤 사이트는 기준을 엄격히 따르지 않았더라도 부드러운 안내와 따뜻한 언어, 직관적인 흐름 덕분에 훨씬 더 '환영받는' 느낌을 줄 수 있다.

2. 리디자인의 관점: 사용자의 감각을 고려하다

과거 공공기관 웹사이트 리디자인 프로젝트에 참여했을 때였다. 우리는 WCAG 기준을 철저히 반영했고, 전문가 검수도 통과했다. 그런데 실제 청각장애인 사용자 인터뷰에서 나온 말은 이랬다. “쓸 수는 있어요. 근데... 제 얘기는 아니었어요.” 그때 나는 깨달았다. 접근성은 기능이 아니라 감정의 연결이라는 것.

접근성을 리디자인한다는 것은 단순히 기준을 지키는 것을 넘어서 사용자의 맥락과 감각을 읽는 작업이다. 예를 들어, 시각장애인을 위한 스크린 리더가 정보를 읽어주긴 하지만, 화면의 흐름이 어색하거나 정보 구조가 비직관적이면 여전히 혼란스럽다.

나는 과거 프로젝트에서 청각장애인을 위한 자막 디자인을 맡았을 때, 단순한 텍스트 자막이 아니라 감정과 말투를 표현하는 자막 구조를 제안했다. 왜냐하면 사용자들은 정보뿐 아니라 '톤'을 통해 의미를 읽기 때문이다. 그 자막은 표준에는 없었지만, 사용자에게 더 '닿는' 디자인이었다. 실제로 테스트에 참여한 청각장애인 사용자들은 "이 자막은 말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화면 속 인물의 감정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다"는 반응을 보였다.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서, 감정적 맥락까지 함께 전달되었기에 그 디자인은 더 오랫동안 기억되었다.

3. 표준을 기반으로, 인간을 향해

표준은 무시되어서는 안 된다. 그것은 최소한의 접근 가능성을 보장하는 안전망이기 때문이다. 접근성의 출발점은 누구에게도 배제되지 않는 기본을 만드는 데 있고, WCAG는 그 출발선의 역할을 한다.

그러나 표준은 어디까지나 '시작점'일 뿐이다. 그 위에 감성적, 맥락적, 정서적 배려를 쌓지 않으면 디자인은 단지 형식을 지킨 문서로 남는다.

예를 들어, 어떤 앱은 WCAG를 철저히 준수했지만 사용자 피드백에서는 "도움말이 너무 기계적으로 느껴졌다", "나는 이 앱에서 환영받는 기분이 들지 않았다"는 반응이 있었다. 반면 어떤 로컬 커뮤니티 웹사이트는 표준 일부는 미흡했지만, 따뜻한 문장과 상황 맞춤형 가이드가 돋보였고 사용자에게 "내가 이 공간의 일부로 초대받았다는 느낌"을 주었다.

사용자에게 '내가 고려되고 있구나'라는 감각을 주는 것 — 그것이 디자인의 힘이다. 그리고 그 힘은 표준이라는 구조물 위에, 인간적인 직관과 감각으로 세워져야 한다.

4. 마무리하며: '기준'에서 '관계'로

나는 지금도 디자이너로서 WCAG를 참고한다. 하지만 더 자주 살펴보는 건 사람의 표정, 목소리, 반응이다. 기술 문서보다 사용자와의 대화에서 더 많은 힌트를 얻는다.

접근성 디자인의 미래는 표준이 아니라, 사람과의 '관계'에서 출발해야 한다. 디자인은 결국 기술이 아니라 태도이기 때문이다.

진짜 접근성이란, 표준 문서에 있는 항목이 아니라 사용자의 마음에 남는 경험이다.

표준은 시작일 뿐 우리는 '누구를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를 디자인하고 있는가?

접근성 디자인은 결국, 타인을 위한 일이 아니라 나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하는 과정이었다. '다름'을 배려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의 일상'을 새롭게 설계하는 일이었다. 기술은 문을 열 수 있지만 그 문을 넘게 하는 것은 사람의 시선과 마음이다.

나는 오늘도 디자이너로서 '기준을 만족시키는가?'보다 '이 공간이 정말 사람을 환영하는가?'를 먼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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