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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보편성이라는 착각: 모두를 위한 디자인?

by daldal-m 2025. 3.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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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를 위한 디자인"이라는 말, 얼핏 들으면 완벽해 보인다.

하지만 나는 지하철 역사에서 휠체어를 탄 채 엘리베이터를 찾지 못해 당황해하던 한 노인을 본 적이 있다. 그분은 주변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하기도 애매해하며, 결국 돌아서 나가야 했다. 그 순간 나는 생각했다. 정말로 '모두를 위한 디자인'이라는 말이 현실에 존재하는가? 혹시 우리는 '보편성'이라는 명분 아래, 누군가의 존재 자체를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나이, 성별, 장애 유무와 상관없이 누구나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는 제품과 서비스라니... 그야말로 디자이너라면 누구나 꿈꾸는 이상이다. 그러나 현실은 어떠한가?

한 장애인 유튜버는 공공 키오스크 앞에서 당황한 채 서 있었고, 시각장애를 가진 친구는 화려한 그래픽으로 가득 찬 웹사이트에서 한 줄의 정보도 읽지 못했다.

모두를 위한 디자인이라는 말 뒤에는, 정작 '누구도 충분히 배려받지 못한' 사용자들이 있었다.

이 글은 그 지점에서 시작된다. '보편성'이라는 이름 아래 감춰진 평균값의 함정, 그리고 감성적 접근성을 통해 다시 조명해 볼 수 있는 맞춤형 디자인의 진정한 가치.

이 글의 끝에서, 독자 여러분은 단순한 디자인 논의를 넘어 우리가 진심으로 '같이'를 설계하고 있는지를 자신에게 묻게 될 것이다.

1. 유니버설 디자인이라는 이상, 그러나 현실은?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은 누구나 나이, 성별, 신체 조건에 상관없이 제품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철학이다. 엘리베이터의 점자 버튼, 경사로, 자동문 등이 대표적인 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예를 들어 키오스크는 많은 고령자나 시각장애인에게 여전히 접근이 어렵다. 소리 없이 작동하거나, 버튼이 너무 작거나, 화면 구성이 복잡해 길을 잃게 만든다.

이러한 사례는 '모두를 위한 디자인'이 결국 누구에게도 충분하지 않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즉, 평균값을 위한 설계가 오히려 가장 필요한 사용자를 배제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 배제는 기능의 문제가 아니라, 감정의 문제이기도 하다.

2. 감성적 접근성: 단순한 기능을 넘어선 디자인의 태도

장애인 사용자에게 있어 디자인은 단순히 '쓸 수 있는가?'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내가 환영받고 있는가?", "나는 이 공간에서 배려받고 있는가?"라는 질문으로 이어진다.

접근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가 딱딱하고 기계적일 때, 그것은 여전히 소외감을 낳는다.

감성적 접근성은 이러한 맥락에서 출발한다. 예컨대, 청각장애인을 위한 영상 자막에 감정을 담은 이모티콘을 함께 사용하는 사례는 정보 전달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또, 시각장애인을 위한 스크린리더가 목소리 톤을 선택할 수 있게 하는 기능은 사용자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감성적 배려이다.

디자인은 정보의 통로이자 감정의 언어이기도 하다.

3. 보편성과 맞춤형의 경계, 그리고 공존의 가능성

보편적 디자인과 맞춤형 디자인은 대립적인 개념처럼 보일 수 있다.

전자는 모두를 포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후자는 특정 사용자의 니즈에 집중한다. 하지만 이 둘은 상호 배타적인 것이 아니다. 오히려 진정한 포용성은 이 둘의 통합에서 발생한다.

실제로 디지털 제품 디자인에서 '적응형 인터페이스'라는 개념이 등장하고 있다.

사용자의 장애 유형, 나이, 사용 패턴에 따라 인터페이스가 조정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시각장애인을 위한 고 대비모드와 음성 안내, 인지 장애인을 위한 단순화된 화면 구성이 하나의 제품 안에 공존할 수 있다. 애플(Apple)의 '접근성 설정' 메뉴는 그 대표적 사례다. 사용자는 시각, 청각, 신체 운동 기능 등에 맞게 자신의 기기를 맞춤 설정할 수 있으며, 이러한 옵션은 처음부터 모든 사용자에게 열려 있다는 점에서 보편성과 맞춤형 접근의 균형을 보여준다.

또한, 한국의 한 스타트업은 청각장애인을 위한 음식 배달 앱을 개발하면서, 실시간 문자 채팅과 함께 배달원에게 장애 특성을 알려주는 기능을 도입해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이처럼 '맞춤형의 옵션화'는 단지 기능적 편의성을 넘어서, 사용자의 감정과 자율성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확장될 수 있다.

4. 디자인은 기술이 아니라 태도다

장애인을 위한 디자인이라고 해서 특별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그것은 모든 사람을 위한 디자인이 갖추어야 할 기본값이다. 그리고 이 기본값은 기술적인 스펙이 아니라 사용자에 대한 깊은 존중과 이해에서 비롯된다.

나는 한 공간 디자인 프로젝트에서 휠체어 사용자 동선을 고려해야 하는 과제를 맡은 적이 있다. 처음에는 별도의 통로를 만들어야 할까 고민했지만, 실제 인터뷰를 통해 깨달았다. 많은 장애인들이 "나를 위한 특별한 통로"가 아닌, "일반 사람과 같은 통로"를 원하고 있었다. 별도로 분리되는 순간, 그것이 배려가 아니라 분리된 존재로 느껴질 수 있다는 말이었다. 그래서 나는 일반인과 동일한 통로를 사용하되, 충분한 폭과 턱 없는 설계, 자연스러운 동선 흐름을 통해 장애가 있어도 함께할 수 있는 동등한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 그것은 단지 기술적 해결이 아니라 차별 없는 시선을 반영한 디자인적 태도였다.

감성적 접근성은 사용자와의 관계에서 시작한다.

불편을 해소하는 것을 넘어, 그들의 감정을 읽고, 존재를 인정하고, 인간으로서 대우하는 것.

그것이 디자인의 본질이며, 우리가 보편성이라는 이름으로 놓치고 있는 진짜 가치다.

5. 마무리하며: '같이'를 디자인한다는 것

우리는 종종 디자인을 시각적인 결과물로만 이해하지만, 사실 그것은 관계의 언어다.

특히 장애인을 위한 디자인은 더욱 그렇다.

나는 디자인을 배우며 점점 더 분리된 배려가 오히려 차별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체감했다. 장애인을 위해 따로 만들어진 통로, 별도로 설치된 창구, 전용 서비스가 오히려 그들을 '일반 사용자'에서 멀어지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그렇기에 나는 언제나 가능한 한 '같은 동선, 같은 공간'에서 모두가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도록 설계하려고 노력해 왔다. 그것은 단지 기능을 충족시키는 설계가 아니라, 존재를 동등하게 대우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진정한 포용은 기능에만 있지 않다.

거기엔 감정, 정체성, 존중이 담겨야 한다. 보편적 디자인이라는 이름 아래 누군가를 '추가 옵션'처럼 대하지 않고, 처음부터 함께 설계하는 것. 그것이 감성적 접근성을 통해 이룰 수 있는 디자인의 다음 단계이며,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다.

지금 당신이 사용하는 앱, 웹사이트, 공공시설 중 하나를 떠올려 보라.

그 공간에서 당신은 언제 감정적으로 환영받았는가? 또, 그 경험이 모두에게도 동일하게 가능했을까?

우리는 '모두를 위한 디자인'을 말할 때, 과연 '모두' 안에 누가 포함되어 있는지, 그리고 그들을 얼마나 진심으로 고려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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